YAERIN PYUN
ARTIST STATEMENT
저의 작업은 세라믹을 사용하여 친숙한 것들을 낯설게 만들어, 관람자가 사물을 더 자세히 관찰하고 사물을 각자의 경험에 따라 해석하며 의미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맥락에서 저에게 세라믹이란 일상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저는 아주 사소한 사물이라도 그 내면을 들여다본다면 세계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일상 속에서 쉽게 간과되거나 무가치하게 여겨지는 것들도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저는 자연이 제공하는 세부적인 요소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저의 작업에는 풍화된 돌, 이끼, 꽃, 눈 덮인 풍경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자연의 요소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해서 변하는 자연의 성질이 인간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변하기에 가치나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하는 순간이 더 소중하고 의미 있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따라서 저의 작업에서는 침식, 압축, 응고, 풍화로 형성된 바위의 형태를 포착하고, 유기적 존재들의 덧없고 연약한 생명을 도자기 안에 보존합니다. 이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기억, 신화, 역사를 보존하는 기록 보관소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저는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덧없음, 일시성과 영속성과 같은 이중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자연과 인간 삶의 공통된 궤적을 반영하는 서사를 엮어냅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저는 돌, 풀, 이끼, 꽃과 같은 자연의 요소들을 통해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가치와 무가치, 아름다움과 덧없음, 일시성과 영속성 같은 이중성을 작업에 담아냅니다. 저의 작업은 내부가 가득 차 있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돌을 내부가 빈 공간의 깨질듯한 느낌의 돌로 전환하고, 풀, 이끼, 꽃이 상징하는 연약함과 유한함을 세라믹을 통해 단단하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전환합니다. 이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관계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관람자가 보편적인 연상 방식이나 과거의 관습에서 벗어나 작업을 통해 사물을 새로운 맥락에서 바라보도록 제안합니다.
저는 여러 겹의 점토와 유약을 표면에 쌓아 올리는 방식을 통해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시간의 중첩과 우연성을 만들어내며, 고정된 형태를 해체하고 변화의 흐름을 만듭니다. 작업의 재료인 이끼, 꽃, 돌, 원석과 같은 자연물은 점토와 유약과 함께 고온에서 여러 번 소성되며, 본래의 모습을 잃거나 예상치 못한 형태나 질감으로 변형됩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존재의 본질이 단순한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멸하고 흔적을 남기는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고 믿습니다.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원석도 시간과 열 앞에서 형태를 잃고, 고정된 가치와 의미는 해체되어 새롭게 재구성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사물의 고정된 의미를 탈바꿈할 수 있는 경계를 탐구하며, 끊임없이 변하는 삶 속에서 각자가 고유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물로의 존재의 전환을 탐구합니다.

CV
학력:
2023 MA, 영국왕립예술대학교, Ceramics and Glass, 런던, 영국
2019 BFA,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서울, 대한민국
주요 수상 이력:
2025 63rd Premio Faenza Prize, Finalist, 파엔자, 이탈리아
2024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 파이널리스트, 서울, 대한민국
2023 FRANZ Rising Star Scholarship, Winner, 타이베이, 대만
주요 개인전:
2024 The Landscape Between The End And Beginning, Studio Pottery London, 런던, 영국
주요 단체전:
2025
63rd Premio Faenza, International Museum of Ceramics, 파엔자, 이탈리아
Taipei Dangdai Art & Ideas, Taipei Nangang Exhibition Centre, 타이베이, 대만
Landscape of Materials, Cromwell Place, 런던, 영국
2024
공예트렌드페어, 코엑스, 서울, 대한민국
Crayon, 향운, 서울, 대한민국
The Language Of Craft, 주상하이한국문화원, 상하이, 중국
The Language Of Craft, 우문화 박물관, 쑤저우, 중국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 기념전, 서울공예박물관, 서울, 대한민국
당신의 쓸모를 굳이 묻지 않겠습니다, 무계원, 서울, 대한민국
The Wind From The East, Eton College, 윈저, 영국
2023
Hubbub, Bermondsey Project Space, 런던, 영국
London Design Festival, Charles Burnand Gallery, 런던, 영국
Royal College of Art Degree Show, RCA Battersea campus, 런던, 영국
Inside Me, 뚝섬미술관, 서울, 대한민국
WIP Show, Royal College of Art, RCA Battersea campus, 런던, 영국